‘우리땅 대마도’를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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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우리땅 대마도’를 가르치자

올해 324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검정에 합격한 일본 고교 사회과 교과서 대부분은 자국의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내용을 은폐하거나 축소했다.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기술도 여전했다.

일본 교과서의 이런 내용은 이제 자국의 행정지침으로도 명문화됐다. 올해 2월에 문부과학서잉 고시하고 3월에 확정한 일본 초중 사회과목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에는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가르치도록 명기돼 있다. 이는 향후 일본의 독도 관련 외교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20087월 중학교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2014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가 개정되면서 본격화됐다. 학습지도요령은 교육 방침 등 커다란 틀을 제시한다.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이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실질적인 구속력을 갖는다. 이제 법적 구속력을 갖는 학습지도요령까지 독도를 일본고유 영토라고 면시하면서 교과서 검정 및 영토 교육의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이쯤 되면 한국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진실을 가르쳐야 한다. 필자는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대마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국가로 변모하면서 제국주의 기치 아래 영토를 확장했다. 조선과 일본에 양속(兩屬)하던 대마도는 이 시기인 1872년 일본의 이즈하라현으로 편입됐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대마도는 우리 땅이었다. 삼국사기 혁거세 거서간 38(기원전 20) 기사에 신라의 사신으로 활약한 왜인 호공(弧公)에 대한 글이 있고, 세종실록에도 세종 원년(1419) 기록에 대마도라는 섬은 경상동의 계림(鷄林)에 예속했으니 본디 우리나라 땅이란 것이 문적에 실려 있어, 분명히 상고할 수가 있다.”라고 쓰여 있다. 대마도가 우리 영토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들이다. 대마도의 무사 도 사다후사(源定房)가 쓴 대마도의 역사서 대주편년략(對州編年略1723)에는 대마도는 고려국의 목()이다. 옛날에는 신라인들이 살았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1400년대-1800년대에 중국, 일본, 한국에서 만들어진 여러 지도에서 대마도가 조선영토로 표시돼 있다. 대마도는 1592년 일본이 제작한 조선팔도총도에 경상도에 속한 것으로 그려져 있고, 1830년 일본이 만든 조선국도에서도 조선 영토로 표시되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선포한 지 사흘 후인 1948818일에 대마도는 우리 땅이므로 일본은 속히 반환하라고 일본에 천명했던 것도 이와 같은 역사적 근거와 지도 등 사료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는 일본이 독도 문제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제시하는 역사적인 근거와 비교해 볼 때 시기적 연원도 훨씬 깊고 자료도 풍부하다.

대마도가 우리 따이었는데 왜 우리 민족이 거주하지 않았는지는 왜구 침입에 대비한 공도정책(空島政策)때문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이 창궐하자 조선 태종은 울릉도도 비워두는 공도정책을 시행했고 이를 틈타 17세기경에 일본 어민들이 울릉도에 침입해 고기를 잡았다. 이제 대마도가 우리 땅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초중등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동아일보, 2017년 5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