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와 해운항만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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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코로나 사태와 해운항만의 변화

1. 해상운임 변동추이

1.1. 이례적 4/4분기 역사적 고점 운임

작년 하반기 해상운임이 크게 상승했다. 올해 이러한 운임상승이 계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 많은 화주와 해운사들의 관심사이다. 선사들이 20205월 이후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운송능력 공급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계속 상승했다. 특히 선사들이 태평양 항로에서 4/4분기에 선박 공급을 추가 투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극동 유럽 항로의 경우 20205월에 주간 수송능력이 339,871TEU였으나 202012월에는 409,633TEU20.5%가 증가했다. 극동 북미 항로의 경우도 5월 기준 385,337TEU에서 12529.346TEU37.4%나 증가하였다.

그러나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기준으로 2021115일에 2885로 지수집계 이후 최고치를 갱신해가고 있다. 20204월 말 지수 852에 비해 3.4배나 급등하였다. 특히 11월 초 이후 크게 급증하였다.

일반적으로 4/4분기는 여름, 가을 성수기 절정이 지난 시기로 아시아에서 유럽과 북미로 향하는 마지막 연말 휴일 화물 정도가 선적되는 전통적인 소강기이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장 운임을 유지시키기 위해 감속운항(slow steaming)과 임시 휴항(void sailing) 전략을 사용하는 시기이다. 이러한 전략은 화주들과 아시아-유럽 운송 연간 계약 협상을 지원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2020년에 이러한 전통적인 무역 흐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아시아에 선적되는 선박은 예약이 초과 되었으며, 컨테이너 박스 등 장비 부족이 심각한 상태이고, 용선을 할 수 있는 계선 선박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실제로 Alphaliner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컨테이너선 계선은 5월 말 270TEU로 전체 컨테이너 선대의 11.6%에 이르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11월에는 35TEU, 전체 컨테이너선 선대의 1.5%에 불과했다.

항로별로 보면 극동 북미 서안항로 운임이 20205월 말에 FEU2,097달러에서 202012월 말 기준으로 4,018달러로 증가해 92%가 상승했다. 극동 유럽 항로 운임도 5월 말 TEU 863달러에서 12월 말에 4,091달러로 374%급등했다. 유럽 항로에서 TEU4,000달러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 로테르담으로 수출할 경우 해상운임이 지난해 4-5월에 비해 이제는 적어도 4배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1.2. 코로나-19에 의한 소비 수요 증가

20204/4분기의 컨테이너 해상운임의 이례적인 상승은 코로나-19 봉쇄가 2020년 해상운송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올 초 소비 감소가 이후 추가적인 소비 증가를 유발했고(catch-up effect), 소비자 지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2020년 봄까지의 급격한 소비 하락 이후, 세계 무역 지표들이 여름 동안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빠르고 강한 경기 회복이 중국의 수입과 수출을 모두 증가시켜 전반적인 세계 무역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2021년 운임 전망

2.1. 거시경제 전망 개선 예상

국제통화기금(IMF)2020년 세계 GDP 전망치를 5.2% 감소에서 4.4% 축소로 상향 조정했다. 2021년에 5.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UNCTAD는 작년 1112일 발표한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20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전례 없는 혼란으로 인해 2020년에 전 세계 해상 무역이 4.1%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UNCTAD는 세계 경제생산이 회복된다고 가정할 때, 해상 무역 성장이 회복되어 2021년에는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lphaliner에 의하면, 2020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1.4%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2021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컨테이너 해운 시황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의 노무라 은행에 따르면, 중국 밖의 코로나-19의 새로운 대유행은 단기적으로 중국의 수출을 촉진시킬 수 있지만, 해외 경제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제조업이 뉴 노멀로 조정된다면, 결국 중국의 수출 수요를 저해할 수 있다.

2.2. 항만 운임 상승세 지속 예상

컨테이너 운송 산업에서 공 컨테이너 재배치는 선사 운영비의 약 5%에서 8%를 차지하고 있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선사들은 각 지역에 보관할 공 컨테이너의 수를 결정하게 된다. 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컨테이너를 재배치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위치에 있는 빈 컨테이너의 안전재고를 유지하게 된다.

2020년 초에 중국에 입항한 선박이 항만에 오랫동안 정박해 있었고, 컨테이너는 항만이나 창고에 갇혀 있었고, 중국발 주요 항로가 대부분 봉쇄되면서 미국의 심각한 장비 부족이 예견되었다. 해운업체들은 코로나-19 장애 후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공 컨테이너를 철수시키기까지 했다.

컨테이너 부족과 항만 혼잡현상이 20202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심화되어 2020년 말까지 지속되었고, 단기간에 완화될 것 같지 않다.

선사들은 세계적인 컨테이너 부족 현상을 수요 급증 탓으로 돌리고 있는 반면, 포워더들은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선사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사들이 단기 이윤을 위해 운임을 올리기 위해 임시 휴항을 하거나, 컨테이너와 장비들이 가장 필요한 곳이 아니라 가장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는 비난을 하고 있다.

2.3. 선사의 학습으로 하락 시 시황유지 가능성

코로나 사태 발발 직후 20201분기에 해상물동량 감소로 구조적 시장 불균형을 심화시키게 되는 위기 상황에서 세계 컨테이너 해운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포기하면서 대신 수익성 유지를 위해 운송공급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했다. 그 결과,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 운송시장을 결정하는 요인이 거시 경제적 지표와 시장 수요/공급 요인이지만, 2020년에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2020년 선사들이 보여 준 새로운 수송능력 관리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기에 선사들이 임시 휴항과 운임경쟁을 회피하는 전략을 통해 운임을 유지하거나 상승시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화주들은 수요가 하락한다 해도 2021년 대부분 노선에서 장기 해상운송계약 시 운임을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

2.4. 컨테이너 해운의 회복 탄력성 입증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컨테이너 운송으로 인해 2020년 전 세계 공급사슬에 큰 충격이 있었지만, 2020년에는 운임뿐만 아니라 물동량 측면에서도 상당히 회복력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국제운송협회 BMICO가 발표한 최근 자료에 의하면 202011월까지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BIMCO는 올해 첫 5개월 동안 물동량이 5백만 TEU(7.3%) 감소 후 11월 말까지 260TEU의 감소로 1.7% 감소에 그쳤다고 밝혔다.

극동-북미 교역은 올해 11월까지 1.1백만 TEU (6.4%)가 증가한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몇 개월간은 올해 초 손실된 물량을 채우고 그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가장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다. 오히려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일부 항만의 경우 공급사슬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정기선사의 수익성은 당초 예상보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동량이 감소했을 때 강력한 공급 선대 용량 관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그 이후 낮은 벙커 가격으로 수익을 보전했고, 이후 물동량이 호전되면서 높은 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2021년에는 공 컨테이너 재배치에 중점을 둘 것이며, 2020년 여러 지역에서의 봉쇄로 인한 수요 중단의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코로나 이후 해운항만산업

3.1. 해운항만의 디지털 전환

코로나-19 팬데믹은 해운과 항만을 포함한 해상운송 산업에서의 서류작업을 없애야 하는 상황이 시급해짐에 따라 전자문서화의 표준과 상호운용성에 대한 필요성을 강화시키는 디지털 전환이 시급해졌다.

실제로 코로나 19사태에 대응해 취해진 많은 무역 촉진 조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와 자동화에 대한 추가 투자를 필요로 한다. 팬데믹 하에서 세계 각국들은 종이 원본 대신 디지털 사본을 받아들이고, 도착 전 처리, 전자 결제, 세관 자동화를 통해 국제 무역을 할 수밖에 없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특히 디지털화는 해상운송 분야의 경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정기선 업계에서 다양한 디지털화가 진행 중에 있다. 머스크와 IBM이 설립한 트레이드렌즈(TradeLens)나 디지털 포워딩에 진출하는 것은 업계의 다수 이해관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화주부터 항만과 터미널, 물류서비스까지 운송 프로세스의 각 단계를 포괄하려는 것이다.

해상운송서비스의 디지털화는 실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해운회사들은 그들의 고객에게 더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기선사들이 수직적 통합을 추진하면서 선사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빅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다. 대규모 데이터의 축적은 고객에 대한 구속, 그리고 신규 진입자에 대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자산이다.

정기선사의 수직적 통합은 화주의 공급사슬관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이에 비해 터미널운영자의 수직적 통합은 항만 간 경쟁 상 내륙운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선사와 터미널의 수직적 통합과 그 목적이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물류서비스 산업에 진출한 정기선사들이 스위스의 퀴네 & 나겔(Kuehne + Nagel)과 같은 원래 물류회사의 물류서비스를 능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물류슬 전체에 대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테그레이터를 선사 대신 디지털 전문 IT회사가 수행해도 선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앞으로 물류서비스는 강력한 ICT 기술 전문성을 갖춘 비 자산(non-asset) 물류서비스 제공업체가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정기선사는 본질적으로 해상운송 전문가이기 때문에 화주와는 업무상 거리가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자신의 선박(asset)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기선사 선택에 있어 중립적일 수가 없다. 즉 물류서비스 제공자가 선박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선박이 화주를 위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면 이점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컨테이너 운송 공습사슬 통합자로 발전하면서 디지털화를 연결시켜 정보 흐름까지 제어하면, 결국 화주는 다른 업체로 전환하는 데 비용이 발생될 수밖에 없게 된다. 물류전문회사나 IT전문기업과 협업을 한다면 물류서비스나 정보통신회사와의 경쟁에서 불리한 점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 제기될 수 있는 점은 정기선사가 운영하는 터미널이 시설사용률 측면에서 공용터미널 운영자를 능가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순수 환적항이면서 다양한 잠재적인 대체 기항항만이 있는 경우 정기선사 운영 터미널은 선호되는 터미널운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기선사 인수 합병, 얼라이언스의 변화가 있을 경우 공용터미널은 터미널 물동량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더 적합할 것이다. 따라서 공용터미널 운영자와 정기선사 간 협업 모델을 만든다면 공용터미널 운영사에 비해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선박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대형 얼라이언스 구축을 통한 기업 차원의 규모화와 효율 개선 등을 경쟁의 축으로 삼아온 정기선 해운업계가 다음 단계의 경쟁우위 확보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디지털 협력(digital collaboration)’ 체계의 구축이다.

이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머스크-IBM은 이미 많은 선사와 항만터미널을 포섭해 주도권을 확보해가고 있고, 최근에는 오션 얼라이언스에 속한 CMA CGM 까지 합류해 세를 크게 불려 나가는 모습이다.

눈앞의 원가절감, 수익창출, 경영개선이 중요한 과제이기는 하나 디지털 통합(digital integration)에 대한 대응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므로, 적극적인 참여와 적정 수준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디지털화가 항만에 미치는 영향은 세 단계로 볼 수 있는데, 기존 프로세스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극대화하여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최적화 단계, 그리고 효율성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의 기회를 창출하는 확장단계,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창조하는 혁신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최적화 단계는 선박 운항과 항만 터미널 작업을 자동화시키고 최적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선박 속도와 경로 최적화를 통해 항만에서 배출가스 배출과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항만 당국과 터미널 운영자들이 항만과 복합운송 수단의 연결을 최적화할 수 있다. 확장단계는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항만 선박기항 시 선박속도와 항로를 최적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기회도 만들 수 있고, 항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화물추적, 스마트 처리능력관리 등의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일 등이다.

3.2.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사이버 보안

사이버 보안은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컴퓨터와 서버, 모바일 장치, 전자 시스템, 네트워크 및 데이터를 방어하는 업무이다. 사이버 공격에 따라 운영이 중단되면 많은 손해가 발생한다. 그리고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훼손될 경우 이를 복구하는데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해운과 항만을 포함한 해상운송 산업에서의 서류작업을 없애야 하는 상황이 시급해짐에 따라 전자문서화의 표준과 상호운용성에 대한 필요성을 강화하는 디지털 전환이 시급해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디지털화가 전 세계 해상 무에서 공급사슬과 서비스를 마비시킬 수 있는 사이버 보안 위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

해운 및 항만에서 사이버 보안사고가 국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해운체나 항만은 사이버 보안사고에 대해 큰 대비를 하지 않고 있. 사이버 보안사고를 예방하려면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인식과 교육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 해운항만 이해관계자들은 대부분 물리적 보안에는 관심을 두지만,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보안사고는 그 내용을 숙달하거나 사고를 예상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해상물류 커뮤니티는 디지털화, 정보화, 자동화, IoT 같은 첨단기술과의 접목 등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우선 필요한 과제일 것이다.

두 번째는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인력과 예산의 투입이 본격화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인식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한 인적 자원(유자격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사이버 보안기술은 매우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것이어서 적절한 자격을 갖춘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

세 번째는 항만은 사이버 공격을 탐지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인공지능(AI)을 통해 항만정보시스템 위변조 및 공격행위를 탐지하고, 블록체인 기술로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머스크가 IBM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전 세계 물류현황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공유플랫폼인 TradeLensIBM의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다양한 정보를 각 구성원에게 안전하게 제공하고 공유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항만정보나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선사IT보안 팀보다 비즈니스를 더 잘 이해한다고 보아야 한. 선사에서 누가 송장을 처리하는지, 직원들의 이력 사항을 파악하여,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해낼 것이다.

해운항만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그만큼 디지털 정보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디지털 보안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디지털화를 추진면서 사이버 보안시스템 기술이 함께 개발되어야 한다.

3.3. 감염병 예방과 항만

코로나-19로 인하여 항만은 선박 및 화물 수용 거부, 특정 지역 기항 선박의 입항거부 및 선원 승하선 제한 등 여러 가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항만을 통해 식품, 에너지, 원료, 제조 물품 및 부품뿐만 아니라 필수 의약품 및 장비 등이 반입된다. 이런 관점에서 항만은 해상운송 공급사슬이 작동하도록 계속 개방하는 것이 중요하고, 선원들의 교대 승선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한다. 항만은 국경 개방의 창구이기 때문에 선박에 대한 불필요한 제한이나 입항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원칙도 견지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입항 선박과 선원을 통해 부두노동자들이 대량으로 감염병에 감염되거나, 항만도시 시민들이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항만이 폐쇄되고 수출입이 중단되는 큰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20206월 러시아 냉동운반선 아이스 스트림(Ice Stream)호 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되었는데, 이로 인해 하역작업 승선 항운노조원 160명이 격리된 바 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이 창궐할 때 선원 교대는 매우 어려워진다.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각국이 항만을 폐쇄 조치하거나, 선원 교대 시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움으로써 선원 교대가 어렵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아도 국적 상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들 약 13천 명은 연간 10회로 승선 교대가 이루어질 경우, 매월 약 1,100명이 입국과 출국을 해야 한다.

감염병은 항만 안전과 보안의 범위를 넓히도록 하고 있다. 감염병이 창궐하는 시기에는 외국인 밀입국자에 의해 지역사회에 감염병이 전파되는 것을 우려하여 항만보안을 강화하게 된다. 감염병 예방이라는 항만 안전 및 보안 조치가 충분치 않으면 선박 입항, 선원 교대 등 해상운송의 원활한 운영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항만폐쇄에 이르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팬데믹 이후 해운항만 경쟁력 강화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국가에 공장을 설립하고, 조달 및 재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즉시 공급 국제 분업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팬데믹 이후 다국적 기업들은 인접국 혹은 자국 생산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달 및 재고 비용이 증가해도 공급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해운산업의 거래 형태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Maersk)사의 온라인 선복 예약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화, 플랫폼 구축 역량 등이 해운기업의 경쟁력이자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해운 및 항만기업의 경쟁력은 '운영비용 감축 역량'이 아닌 디지털화된 플랫폼을 통한 '거래비용 관리 능력'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 글로벌 터미널 오퍼레이터(GTO), 국제적 유통기업들이 모두 디지털 플랫폼에 의한 종합물류업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머스크도 담코, 트레이드 윈즈, 티윌(Twill)을 통합하여 종합물류업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2020년 말까지 Damco의 항공 및 해상포워딩 기능을 Maersk의 물류 및 서비스에 통합시켰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현재 해상운송, 트럭운송, 통관 및 창고 보관, 그리고 항만 터미널운영 등 기존 서비스 외에도 항공화물 포워딩과 LCL까지 수행하고 있다.

아마존이 라스트 마일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듯이 같은 일이 현재 컨테이너 선사에서도 end-to-end 물류서비스가 일어나고 있다. 담코 서비스를 머스크로 내부화하면서 포워더와 선사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결국 선사가 운송 주선인(freight forwarder)의 업무까지 수행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머스크사는 석유와 유조선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컨테이너 운송 공급사슬 통합자가 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Maersk는 중소형 화주들을 도울 수 있는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맞춤형 솔루션에 제품을 결합할 수 있으며 고객이 일상 업무를 보다 쉽게 수행하고 공급사슬 과제를 해결하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결국 선사들도 화주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화주에게 제공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머스크가 이런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선사가 피더운송, 터미널운영, 철도운송, 예선서비스 등 해상 물류사슬의 전체서비스는 물론 포워딩 등 물류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것을 인테그레이터(integrator)라고 부른다. 특히 최근 들어 인테그레이터로의 전환 노력을 디지털화와 연계시켜 진행시키고 있다. 정보 흐름까지 제어하는 것도 물리적 흐름의 원활한 작동을 용이하게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정기선사는 화주와 직접 연결될 수 있고, 화주는 선사로부터 해상물류와 관련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인테그레이터가 되면 이 서비스를 제공받는 화주 등 고객은 일부의 서비스를 다른 업체로 전환하려 해도 전환비용(switching costs)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쉽게 전환하기 어렵게 된다. 이를 통해 선사는 고객을 자신의 공급사슬 솔루션에 묶어 두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주가 판단할 때 운송주선서비스 같은 각각의 서비스 품질이 최선의 대안이 아니더라도 선사에 속해있는 공급사슬 전체 서비스에서 벗어나는 것이 비용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일관 서비스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해운회사가 인테그레이터로 발전하고, 물류회사가 유통업에까지 진출하고 플랫폼 비즈니스업체인 아마존이 라스크 마일까지 진출하는 것은 모두 소비자에 대한 가치창출이다. 이는 화주가 소비자에 대한 가치를 창출시켜야만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고, 운송기업이나 물류기업은 그러한 화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때 생존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즉 항만운영사나 해운기업이나 물류기업은 화주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시장 지향적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항만운영사나 항만공사는 항만을 이용하는 화주에게 어떠한 가치를 전달해서 그 화주가 경쟁력을 갖게 할 것인가가 항만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항만이 내륙이나 배후지와 연계되는 관문의 역할만 해서는 선사나 화주에게 선택받지 못한다. 수출입 화주의 물류사슬(logistic chain) 상 총비용과 운송시간 단축요구는 물론, 화주의 수송화물 가치창출에 부응할 수 있는 항만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우한에서 만든 자전거를 프랑스 파리로 수출할 때 상하이항과 로테르담항을 이용하여 수출, 수입한다면 이 항만은 무역거래에 관련된 공급사슬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항만이 이미 무역거래 공급사슬의 중심축이 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화주는 국내외 항만을 이용하면서 운송 중 가공 활동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수출입 화주들이 해외 항만에서 이러한 부가가치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현지 항만과 현지 지방정부의 정책으로 이루어진 항만서비스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의류나 부품을 수입할 때, 중국항만 배후지 창고를 어떻게 활용하면 납기를 줄일 수 있고, 국내 대신 현지 항만배후지에서 어떤 가공 활동을 할 수 있는가에 따라 수입제품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로테르담항을 경유해서 독일로 수출하는 화물이 로테르담 항만 배후 물류단지에서 어떤 부가가치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이해해야 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수출입 화주는 항만의 선택이 수출입상품의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임을 이해해야 하고, 항만도 이러한 화주의 가치창출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향후 컨테이너 정기선사, 화주, 터미널 운영자, 복합운송업자 등 항만관계자 모두 공급사슬에서 더 큰 지분과 영향력을 위해 경쟁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화에 의해 제공되는 기회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면 공급사슬 상 데이터 소유, 보호와 관련되어 가능한 많은 협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데이터 공유를 위한 기술은 존재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은 아직 데이터 공유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항만산업이 디지털화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직면하고 있는 핵심 과제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항만 공동체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디지털 항만위원회와 같은 협력 플랫폼을 통해 협력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항만회보 202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