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호 칼럼(140)/유럽항로 시황 호전을 기대하게 하는 몇 가지 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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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양창호 칼럼(140)/유럽항로 시황 호전을 기대하게 하는 몇 가지 요인들

아시아에서 브라질 동안까지 가는 아시아-남미동안 컨테이너 항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상하이발 산토스향 컨테이너선 운임은 2016년 초에 20피트 컨테이너 당 278달러이었으나, 4월 말부터 상승하면서 5월에는 1,000달러를 넘어서고 715일자로 2,626달러까지 급등해, 상반기 중에 9.4배 이상 상승했다.

현재와 같이 기간항로 운임이 역사상 최저치까지 하락하는 상황에서 나타난 이상 현상이다. 그러나 운임급등 요인은 놀랍게도 수요 증가가 아니라 공급 감소이라는 점이다. 남미 동안 항로에서 복수의 선사가 서비스 합리화를 단행하며, 금년 들어 5월까지 28%의 선대를 감소시킨 결과이다. 6월 시점에서 남미 동안 서비스는 주당 3편으로 그 수는 1년 전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 항로에 배선 중인 선사는 9개 선사이며, 주로 7,500-1500 teu (평균 8,850 teu)컨테이너선이 투입하고 있다. Drewry사는 수요 반등이 없이도 선박량 감축만으로도 운임이 크게 오른 사례라고 분석했다.

극심한 선복과잉을 겪고 있는 유럽항로 취항 선사들이 아시아-남미동안 서비스의 운임 급등을 분석하고 있을 것이다. 이 항로를 포함한 남북항로는 2015년 이후 아시아-유럽항로와 함께 극단적인 경기침체를 겪고 있었다. 유럽항로에서는 점유율 상위 선사는 그동안 대형선을 투입하고 규모의 경제인 스케일 메리트를 누렸지만 시장침체가 장기화되면서 2015년 후반 이후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또한 남미항로 등 남북항로에서는 유럽항로에서 전배되어 온 8,000-10,000 teu 대형선의 취항으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었다.

유럽항로는 금년 초 20피트 당 운임이 930 달러이었으나, 이후 10주 연속 운임이 하락하면서 3월에는 205 달러까지 하락해 역사상 최저운임을 기록했다. 현재도 20피트 당 700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71일자로 1,500달러 정도로 운임인상을 시도 했으나. 이후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종전 500-600달러 수준에 근접하게 하락하면서 시장에서 인상금액을 받아주고 있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의 해운조사기관 Drewry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년 들어 상반기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컨테이너 해상운임이 향후 18개월에 걸쳐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컨테이너 교역량에 영향을 미칠 세계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

IMF6월에 미국경제성장률을 2.4%에서 2.2%로 낮추고 전 세계 GDP 성장률도 3.4%에서 3.2%로 하향조정하였다.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로 향후 컨테이너 교역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HS623일 자료에서 유로 존 GDP2016년의 경우 1.7%에서 1.4%, 그리고 2017년에는 1.8%에서 0.9%로 크게 낮추어 전망하였다. Alphaliner사도 628일자 자료에서 유럽의 경제성장 둔화가 컨테이너 교역에 영향을 미쳐 수급격차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16년 컨테이너선 공급은 3.6% 증가하는데 비해 수요는 1.3%에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수급격차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Drewry사가 이러한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완만하지만 경기 상승을 예상한 것은 시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예측이라기보다는 현재 같은 운임으로는 선사들이 얼마 버틸 수 없기 때문에 호전되어야(must) 한다는 의미로 전망을 한 것이 아닐까?

그럴 가능성이 아시아-남미동안 항로의 학습효과로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2017년 재편되는 신 3대 얼라이언스 체제는 이전 4대 얼라이언스 체제 보다 더욱 결속력이 있는 얼라이언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장참여자 수가 줄어듦에 따라 현재보다 용이하게 공급조절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고, 수급개선에 도움이 될 방향성을 잡아나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기할 만 한 점은 2015년에 불었던 2teu 급 극초대형선의 발주 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특히 2015년에 2teu 급 선박이 74척이나 발주되었고, 2015년 말 기준으로 18,000 teu 급 이상 선박은 기존 운항선박 31척 및 발주잔량을 포함하여 총 100척을 상회하게 되었다.

그러나 2015년 하반기 이후 시황이 침체되면서 2teu 급 같은 극초대형선이 오히려 규모의 비경제선이 아닌가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Drewry사는 2016318teu 급 이상 메가 컨테이너선이 컨테이너 정기선 업계의 화두인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특히 컨테이너선 대형화에 따라 비용적인 측면에서 큰 수익이 없다는 점, 서비스 빈도가 낮아 하주의 선택폭이 적이 진다는 점, 물동량이 몇몇 대형선에 집중돼 전체 서플라이 체인의 리스크가 상승한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런 극초대형선을 건조하는데 동원된 연료절약형 기술, 그리고 저선가의 무기를 14,000 teu 급에 적용하는 편이 오히려 경제선의 개념이 아닌가 하는 컨설팅사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단은 보다 큰 선박을 건조하는 초대형선 경쟁은 제동이 걸린 것 같아 구조적인 공급과잉 해소에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또한 유럽항로의 물동량 수요도 2015년에 비해 호전되고 있다. 2015년 아시아-유럽 간 컨테이너물동량은 3.2%나 하락하여 1,490teu에 머물렀지만, 2016년 아시아-유럽 간 컨 물동량은 1,550teu3.9%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유럽물동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수입물동량이 2015년에 21%나 하락한 것이 수요부진의 큰 원인이 되었지만, 금년 들어 러시아 수입도 2.3%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으로 유럽항로에 취항하던 14teu 급 이상의 초대형선이 아시아-북미서안 항로로 일부 전배되고, 1-14teu 급 초대형선이 북미 동안서비스에 투입되면서 아시아-유럽 항로의 공급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물론 이 때문에 북미항로와 아시아역내 항로는 초대형선 및 파나막스 선박들이 전배(cascading)되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한국해운신문, 2016년 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