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해운강국, 그리스
본문 바로가기

기고문

전통의 해운강국, 그리스

전통의 해운강국, 그리스

그리스는 기원전에 이미 시민사회를 형성한 고대 그리스는 기원전 500년 전에 이미 흑해에 약 100개의 식민지를 개척해 이곳으로부터 곡물을 공급받으면서 자유로운 곡물선 운항을 해왔던 나라이다. 이러한 해운 전통이 지금도 그리스 선주에게 남아 있어 그리스 해운산업은 글로벌 해상운송에서 아직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계 선대는 상선기준으로 현재 세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 해운산업은 그리스 경제의 핵심 기둥으로 관광과 함께 두 가장 중요한 수출 부문을 구성하고 있어, 그리스 경제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 즉 그리스 해운은 그리스 GDP4%90억 달러 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그리스 최대 산업인 GDP4.2%를 차지하는 관광산업과 맞먹는 중요한 산업이다. Eurobank2014년 연구에 따르면 그리스 해운의 부가가치는 직접 및 간접 효과를 모두 고려 할 때 2012년 국내 총생산의 7.0%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192천명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그리스 전체 고용의 의 4% 규모이다.

해상운임이 크게 변동하고, 은행 대출의 제약 속에서도, 그리고 2013년까지 6년 연속 경기 침체로 GDP가 누적으로 25%나 감소하여, 그리스 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그리스 해운은 중고선, 신조선에 대한 왕성한 투자로 선대 규모, 선형, 선령 면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선대규모면에서 보면 그리스계 선대는 2014년 기준으로 세계 전체 선대의 13.8%를 차지해 세계 수위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계 선대는 선박량 기준으로 2007년 이후 일본에 이어 2위의 자리를 지켜오다가 2014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수위가 되었다.

2013년 하반기부터 2015년까지도 그리스 선주들이 계속되는 불황속에서 저가에 나온 신조선, 중고선 매물에 대한 적극적인 선박투자에 나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선주의 중고선 투자가 특히 두드러진 것은 2013년과 142년간으로, 클락슨사 통계에 따르면 2013년에 263, 2014년에 241척의 중고선을 구입하면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불황으로 신조선 리세일가와 중고선가가 바닥권에 머문 상황을 적극적인 투자시기로 보고 있는 것인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금융위기 이전 호황기에 거둬들인 막대한 수익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해운업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데다, 그리스 선주들도 편의치적선을 늘리며 선박투자 자금을 축적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리스계 선대의 선적 구성을 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척수 기준으로 그리스 20%, 라이베리아 18%, 마셜 제도 17%, 몰타 16%, 파나마 10% 등이다. 그리스는 외항 해운선사에 톤 세제를 부과하고 있지만 외국에서 얻은 사업 수입은 비과세하는 우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리스계 선대의 평균선형은 75,557 dwt로 세계 선대 평균 선형 33,842 dwt의 거의 두 배 정도 대형선이다. 이는 그리스계 선박이 여타국 선박에 비해 장거리 수송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리스는 보유 선대의 선령 면에서도 전 세계 평균이 12.4년 인데 비해 그리스계 선대의 평균 선령은 9.9으로 비교적 신형선박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0년에 그리스 선대의 평균 선령이 15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15년 동안 신조선 발주와 중고선 매매를 통해 선대를 경쟁력 있는 신형으로 대체해 온 것이다. 그리고 2014년까지도 그리스계 선주들의 신조선 발주량은 495척으로 전 세계 발주량의 14.7%에 해당되는 규모로 매우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그리스 해운의 선박투자 동향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스 해운에서 꼭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은 그리스 해운의 비즈니스 솔루션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세제와는 다르기 때문에 꼭 우리가 그리스 해운과 똑 같은 솔루션을 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박투자의 기본 틀의 교훈을 얻는 데는 충분한 솔루션이다.

그리스 해운이 글로벌 비즈니스로 성장한데는 세제혜택이 있어 가능했다. 그리스 해운세제는 해외에서 외국기업으로부터 얻은 사업소득은 비과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호황기의 이익과 선박매각 이익을 유보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그리스 선주는 전 세계적으로 유연한 투자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그리스의 채무위기로 국가 부도 일보 직전에서도 EU가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해운세제 혜택을 지속시키고 있다. 해운과세로 인해 해운회사가 해외로 나가 버린다면, 오히려 실업자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선주에 대한 과세는 비현실적이라는 견해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해운경영의 비즈니스 모델은 주로 선박의 소유와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일반적인 경우를 보면 우선 소강상태 시장을 기다린 다음, 좋은 품질의 선박(파나막스 벌크선 등)을 선택하여, 낮은 선가로 구매 계약을 하고, 자신의 지분 투자 30% 정도를 하고, 나머지는 선박은행에서 선박 우선 저당으로 차입한다.

이 선박을 현물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선박을 관리하고 운항비를 최소화하여 운항이익을 내는데 집중한다. 그러다가 시황이 호전되면 좀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이고, 결국 시황이 크게 개선되면 대부분의 보유 선대 선가가 당초 투자한 금액의 수배 이상 상승한다. 이때 선대를 매각하여 그 자금으로 부동산 등에 분산 투자한 후, 다시 해운시장의 버블이 꺼질 때까지 기다린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도 대부분의 그리스계 선주들이 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해운경영 스타일이다.

그리스 은행은 국제 선박금융시장에서 보면 미미한 세력으로 그리스 선주에게 크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화물을 보더라도 그리스를 기반으로 하는 메이저 석유회사, 광산, 정유회사, 글로벌 기업 등이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해운 전문분석기관들은 그리스 선주들이 전통적으로 선박투자에 성공하고 있는 비결은 Karatzas Marine Advisors & Co.CEOBasil M. Karatzas선박투자 및 매각에 대한 의사결정 타이밍을 잡기 위해 인내하며 기다리고, 기회가 왔을 때 민첩하고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선주들은 투기꾼이라고 불릴 만큼 기회(opportunitie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기회는 비즈니스 기회 즉, 매매의 호기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스 선주들이 침체된 건화물선 시장에서 신조 리세일(전매) 선박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는데, 그 논리가 매우 명쾌하다. 신조선 발주 잔량이 운항선대의 30% 이하가 되면 시황은 얼마 안가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것이다. 혹은 선령 10년 중고선가가 신조선가의 반값이 되면 중고선을 구매 한다는 등이다.

장기적인 선박투자비용과 수익을 비교해서 이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케이프사이즈 건화물선의 신조선 재판매 가격은 3,200만 달러까지 하락해서, 선박관리 비용을 포함한 용선료 기준 하루원가가 13,000 달러까지 하락했다. 1991-2015년의 케이프사이즈 4항로 평균운임은 29,700달러이다. 여기서 슈퍼 싸이클 기간인 2004-2008년을 제외해도 1일 평균 용선료는 17,800달러가 된다. 이 평균치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 신조선 리세일 선박의 1일 비용보다 하루 약 4,800 달러의 흑자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신조선을 구매하고, 구입 후 바로 계선하면, 수익은 발생하지 않지만 운항비, 관리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자본비만 감내하면 되는 것이다. 1-2년 후 시장이 회복 단계에 접어들면 선박을 재가동하여 투자를 회수하려는 전략이다. 투기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시황 상승시기에 고가로 선박을 발주하는 것보다 경영 리스크가 낮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한국해운조합, 해운스케치 2016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