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호 교수 칼럼/물류기술 혁신에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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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양창호 교수 칼럼/물류기술 혁신에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2015년도 정부 업무보고에서 대부분의 부처는 경제 혁신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경제 활성화의 한축을 담당하겠다는 계획들을 발표했다. 우리가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해당산업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고, 새로운 분야를 활성화 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금년 물류산업에 어떤 물류혁신이 추진되어야 할지를 생각해 보자.

작년 11DNV GL사 등이 조사,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15년 물류기업의 생존을 위한 기업전략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라 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자를 선택하거나 구매결정을 할 때 96%의 기업이 공급사슬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고려한다고 한다. 물류혁신의 기본 명제라 할 수 있겠다.

2015년 물류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 미래변화를 고려할 때 물류기술의 핵심 이슈로 다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IT를 기반으로 한 저비용, 고효율 공급사슬 구축이다. 물류비 절감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기술개발이다. 물류관리 관련 IT 솔루션은 제조, 물류, 유통, 판매, 서비스 등의 물류업무에서 발생하는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인터넷, 홈쇼핑, 스마트폰 확산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함에 따라 첨단물류기술에 기반으로 한 신 업태의 등장과 더불어 소비자도 신속성, 정확성 등을 주요 요소로 고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물류표준화 및 공동물류 촉진을 위한 IT 기반의 기술개발도 시급한 상황이다. 저온물류 유통체계 확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따른 수송포장기준, 위험화물, 보세화물의 보안성 및 안전성 확보, 환경 친화적 회수물류에 대비하여 표준화 용기기준 등 물류표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글로벌 공급사슬 기술이다. 공급사슬에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유통업체, 물류업체, 재생업체, 폐기물 처리업체 등 다양한 경제활동 주체들이 참여하면서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네트워크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전체 공급사슬의 프로세스, 조직,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혁신과 최적화, 리엔지니어링 기술개발이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화주 및 물류기업의 공급사슬관리(SCM)를 구축하기 위한 범용 SCM 플랫폼 및 솔루션 기술을 개발해 해외 기술을 대체해야 한다.

세 번째는 물류산업의 기초가 되는 물류 인프라 고도화 기술이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육상수송기기의 개발과 철도수송 및 연안운송 수단의 분담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물류인프라 및 연계체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기항에 필요한 초고속 하역 생산성 기술, 화물전용 고속 첨단 철도운송시스템, 고속 연안운송 및 환적시스템, 해저터널기술 등 동북아 교통 물류 인프라 연계를 주도적으로 추진 할 수 있는 첨단 교통물류 인프라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친환경 물류체계 및 효율적인 물류 보안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기술이다. 환경부하 저감을 위한 Modal Shift, 친환경기술개발, 자원순환 등을 핵심으로 한 물류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국제 화물 위험요소 증가 및 반 테러리즘 확산에 따른 물류보안제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CSI, C-TPAT, EUAEO 제도 등의 주요 교역상대국의 물류보안정책 강화에 따른 국내 관련제도 및 기술적 대응책 마련 필요하다.

즉 물류산업은 물류비 절감뿐 만 아니라, 물류의 친환경성과 물류보안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물류기술 환경변화에 부응하여 향후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기술개발 방향으로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융복합 물류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신 기술을 물류에 적용시키는 일이다.

우선 융복합 물류기술은 첫째 신기술 간 융합이다. 가상현실을 예로 들 수 있다. 특정한 상황 혹은 사람을 가상으로 만들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치 물류현장의 실제 상황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기술로 CT+IT의 유형이다. 두 번째는 기존제품과 신기술 간의 융합이다. 선박의 설계, 건조, 운항, 유지보수에 관련한 시설 및 기자재를 IT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소의 생산성 향상 및 선박의 성능 향상하는 선박+IT의 유형인 디지털 선박이다. 세 번째는 신기술과 서비스 간 융합으로 지능형 물류를 들 수 있다. 전자통신기술과 물류서비스를 융합하여 실시간으로 물건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배송 물건의 손실 및 비용 등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IT+물류서비스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제품과 서비스 간 융합으로 스마트폰 물류를 들 수 있다. 스마트 폰과 물류서비스, 하역, 운송, 보관 등 물류서비스를 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물류산업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일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작년 말 미래물류기술포럼(NeLT)에서 사물인터넷, 드론, 로봇, 3D프린터, 빅 데이터 등 5대 신기술의 등장과 그로 인한 물류환경에 변화를 강조했다. 우선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은 물류창고의 보관, 이송, 피킹 작업이나, 항만에서 장비, 인력, 건물에서 작업자 편의를 지원하고 통합관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드론(Drone)은 배달서비스 뿐 만 아니라, 물류센터 내 무인이송장비, 24시간 물류시설 보안 및 감시 등 물류시설 안전 모니터링에 활용이 기대된다. 로봇(Robot) 기술은 창고나 하역, 항만 등 물류현장에서 중량물 하역용 파워슈트, 물류시설, 장비 등의 유지보수용으로 활용이 기대된다. 3D 프린터는 물류장비, 시설, 운송장비 등의 정비를 위한 부품 즉시 제작으로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 빅 데이터(Big Data)는 물류창고나 이송장비, 공간, 인력활용을 최적화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세계는 하나님이 만들었지만, 네덜란드만은 네덜란드인이 만들었다라는 말이 있다. 네덜란드 국민의 끝없는 간척 정신을 나타낸 것이지만, 이 나라 국민들이 보여준 발상의 차이에 의한 독특한 혁신정신을 강조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정신의 성과 뒤에는 막대한 투자가 뒷받침되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융복합 유형의 물류기술을 개발하고, 또한 새롭게 떠오르는 5대 신기술을 국내 물류산업에 접목시키는 일은 우리 물류산업의 기술력, 경쟁력 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일로 기업전략측면에서나, 국가 R&D 측면에서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보다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쉬핑뉴스넷, 2015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