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산업 再建 발판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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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해운산업 再建 발판은 마련됐다

지난 1일 현대상선은 독일의 하파그로이드, 일본의 ONE, 대만의 양밍으로 구성된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해운 재건을 위한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

우리나라 정기선 해운의 재건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은 초대형 선박의 확보였다. 엄청난 난제였지만,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정부의 다양한 정책을 바탕으로 현대상선은 초대형선 20척을 확보해 40만TEU의 운송 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얼라이언스 가입이라는 두 번째 관문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몇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의 기반이 마련됐다. 해운에서 얼라이언스는 참여 선사들이 선박 공유 협정을 체결해 구성한 연합체를 의미한다. 얼라이언스에 속하면 각사는 선박과 전 세계 영업 네트워크, 내륙 수송 물류망, 항만 터미널 등을 공유할 수 있으므로, 독자적으로 영업망을 구축, 수송하는 것에 비해 비용을 감축할 수 있고, 화물 집화 능력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한진해운 파산 이후 실추됐던 국적 선사에 대한 고객 신뢰도도 개선되는 계기를 맞게 돼 궁극적으로는 현대상선의 화물 집화 경쟁력과 비용 경쟁력이 제고돼 경영 성과 개선이 예상된다.

둘째, 한진해운 파산 이후 잃었던 국적 선사 해운 서비스 항로를 크게 회복했다. 디 얼라이언스가 운항 중인 주간 서비스 항로는 북미항로 총 15개, 유럽항로의 경우 5개다. 현재 북미항로에는 현대상선 3개, SM상선이 2개의 주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유럽항로에 현대상선이 1개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국적 선사 참여 가능 서비스는 북미항로의 경우 20개까지, 유럽항로의 경우 6개까지 늘어난다. 이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 국적 선사가 참여했던 북미항로 29개, 유럽항로 9개의 주간 서비스와 비교하면 약 67∼69% 수준이다.

셋째, 한국 수출입 물류 경쟁력의 제고다. 글로벌 항로에서 3대 얼라이언스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서고 있어 국적 정기선사가 없는 경우 가격 차별화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수출 화주가 부담한 추가 비용이 40피트 컨테이너당 평균 300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현대상선이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경쟁력 있는 운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수출입 화주의 물류비용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해운 재건의 기반은 구축된 셈이지만, 재건 성공을 위해서는 현대상선이 노력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그 첫째는 화물 확보 마케팅 강화다. 현대상선 운영선대가 단기간에 42만TEU에서 82만TEU로 급증하면서 시장에서는 화물 확보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 머스크 라인이 초대형선을 투입하면서 보였던 기존과 다른 질적 차별화 서비스를 도입해야 할 것이며, 그동안 충분한 영업을 하지 못한 중국 시장에 대한 집화 능력 향상 등에 비상한 노력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미래 해운의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혁신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해운 거래 플랫폼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컨테이너 해운을 ‘디지털 협력을 통한 공급 사슬 전체 통합’이라는 새로운 국면 전환 추세에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컨테이너 해운산업의 발전에 중대한 2가지 핵심 과제인 규모의 경제 확보와 얼라이언스 가입이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성공적으로 일단락됐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정부와 현대상선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문화일보, 2019년 7월 19일